월드컵에 대해 알아보자
FIFA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올림픽의 중간 연도에 4년마다 한 번씩 개최하는 세계선수권대회이며, 단일 종목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이자 가장 먼저 탄생한 세계선수권대회입니다. 대회는 지역 예선과 본선으로 구성되는데, 본선은 지역 예선에서 올라온 국가대표팀들만이 참가할 수 있습니다. 선수는 소속 구단의 국적이 아닌 자신의 국적에 따라 참가해야 하며, 아마추어와 프로에 상관없이 참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가 주관하며 개최국의 축구 협회는 FIFA의 대리인 자격으로 대회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책임을 지게 됩니다.
FIFA는 경기장 시설, 안전, 수송, 통신, 숙박 등 경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엄격한 개최 조건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회 운영에 필요한 재원 조달과 운영경비의 지출 등 재정활동에 대해서 자세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개최국 축구 협회나 개최국의 대회 조직 위원회(LOC · Local Organizing Committee)는 이 규정에 따라 재정활동을 하여야 합니다. 아울러 연맹 규정상 동일 대륙에서 연속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19세기 말부터 각 나라 간 축구 경기가 점차 보편화되고, 1900년부터는 축구가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각국의 축구 협회를 이끌어갈 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1904년 프랑스의 주도로 네덜란드·덴마크·벨기에·스웨덴·스위스·스페인 등 총 7개국이 초대 회장 로베르 게랑을 앞세워 국제축구연맹(FIFA · Federation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을 창립하였습니다. FIFA는 창립 직후부터 세계 축구 선수권대회 개최를 위해 노력했으나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성사시키지 못하다가 1906년 스코틀랜드·아일랜드·웨일스·잉글랜드가 FIFA에 가입하면서 그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하였고 이즈음 잉글랜드의 다니엘 울펄이 FIFA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다니엘 울펄은 취임 직후부터 축구 규칙의 통일 및 재정비를 위해 힘썼고 1908년 런던올림픽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시키는 한편, 올림픽 축구 대회가 FIFA의 주관 하에 진행되도록 하는 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울펄 회장은 피파의 영향력을 유럽 외의 대륙으로 넓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1910년 남아공, 1912년 아르헨티나와 칠레, 1913년 미국이 피파에 가입하면서 그 규모는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나 1914∼18년까지 지속된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세계선수권대회는 보류되었고 이에 연합국과 패전국 간의 국제 경기를 주도했지만 이러한 결정에 불만을 품은 영국 외 4개 축구 협회가 1920년 일제히 FIFA를 탈퇴하였고 설상가상 울펄 회장이 타계하면서 FIFA의 영향력은 축소되며 월드컵 개최는 무산되는 듯 보였습니다.
그 후 프랑스 출신의 줄 리메가 FIFA의 제3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울펄의 뜻을 이어받아 월드컵 개최를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32년 LA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축구를 제외하겠다고 FIFA 측에 통보하였고 위기를 느낀 FIFA는 1928년 5월에 열린 암스테르담 총회에서 1930년에 제1회 월드컵을 남미의 우루과이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다음 대회를 4년마다 한 번씩 개최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FIFA는 우루과이가 1924년과 1928년 올림픽 축구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데다 브라질 제국으로부터 독립하여 정부가 수립된 지 100주년을 기념한다는 것을 개최지 선정의 이유로 내세웠으나, 당시 세계 축구계를 지배하던 유럽은 이런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게 되면서 월드컵 개최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유럽이 남미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선박으로 대서양을 건너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었고, 특히 제1차 세계대전 후의 복구 사업과 대공황으로 월드컵 참가는 쉽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이로 인해 1회 월드컵 대회 개막 두 달 전까지도 유럽의 어느 국가도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줄 리메 FIFA 회장이 적극적인 교섭에 나서면서 프랑스, 유고, 벨기에, 루마니아 등 유럽 4개국이 출전을 확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초 예상했던 출전국 수 16개국을 채울 수 없게 되어 초대 월드컵은 1930년 7월 13~30일까지 19일 동안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의 3개 경기장에서 진행됐으며 예선 없이 13개국만이 참가하였고 개최국인 우루과이가 우승, 아르헨티나가 준우승, 미국이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이후 유럽에서 열린 1934년과 1938년 대회에 우루과이가 불참하고 아르헨티나 역시 1938년 대회에 불참하는 등 유럽과 남미 간의 갈등은 계속되었고 1938년 프랑스에서 열린 제3회 대회 이후 12년 동안 전쟁으로 인해 중단되었다가 전쟁이 종식되면서 1950년 제4회 대회가 브라질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그리고 1954년 제5회 스위스 대회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월드컵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FIFA 월드컵은 1930년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이탈리아(1934), 프랑스(1938)에서 개최되었는데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12년 동안 중단되었다가, 1950년 브라질에서 제4회 월드컵이 다시 개최되었습니다. 그 후, 스위스(1954), 스웨덴(1958), 칠레(1962), 잉글랜드(1966), 멕시코(1970), 서독(1974), 아르헨티나(1978), 스페인(1982), 멕시코(1986), 이탈리아(1990), 미국(1994), 프랑스(1998) 등에서 개최되었으며 2002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 개최하였고 이후 독일(2006), 남아공(2010), 브라질(2014), 러시아(2018), 카타르(2022)에서 월드컵이 열렸습니다. 브라질은 1930년 제1회 대회부터 2022년 대회까지 22개 대회 본선에 진출한 유일한 국가로, 역대 최다 우승(5회)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제3회 월드컵에서 당시 FIFA 회장이었던 줄리메가 줄리메컵을 제공하여 '줄리메컵 세계선수권대회'라고도 불렸는데, 이 줄리메컵은 브라질이 3회 우승(1958, 1962, 1970)을 달성하게 되면서 영구 보존하게 되었으나 도난당하여 분실하였습니다. 현재 월드컵 우승국에 수여되는 FIFA 컵 트로피는 1974년 서독 월드컵에 앞서 이탈리아의 조각가 실비오 가자즈니가 18K 골드로 제작한 것으로, 높이는 36cm, 무게는 4.97kg에 이릅니다. FIFA 컵의 실 소유권은 FIFA에게 있으며 우승 팀은 실물보다 약간 작은 모조품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첫 우승컵인 줄리메컵이 도난당하여 사라지자 FIFA는 월드컵을 3회 제패하더라도 진품을 영구 소장하지 못하도록 규칙을 변경한 것입니다.
월드컵 공인구가 사용된 1970년 제9회 멕시코 월드컵 전까지는 공인구가 없어서 공을 둘러싼 국가 간 신경전이 거셌는데,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 결승전에 오른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서로 자국의 공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하였고 FIFA는 전반에는 아르헨티나의 공을, 후반에는 우루과이의 공을 사용하게 하였습니다. 이처럼 대회 때마다 공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자 FIFA는 독일의 스포츠용품 전문 업체인 아디다스(Adidas)에 월드컵 공인구 제작 독점권을 부여했고 1970년 멕시코 월드컵의 '델스타'를 시작으로 공인구가 사용되었으며 갈색이 주를 이뤘던 축구공은 델스타를 계기로 검은색과 흰색을 섞은 디자인으로 바뀌었습니다.
월드컵 공인구는 대회가 거듭될수록 기능과 소재, 디자인 면에서 급격한 발전을 이어왔는데,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사용된 '탱고'는 완전 방수 제품으로 탄력과 회전력이 크게 향상되었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선 최초로 인조가죽(폴리우레탄)이 사용된 신개념 축구공 '아즈테카'가 등장했습니다. 또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사용된 '피버노바'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혁신적인 디자인과 함께 가스를 충전시킨 작은 캡슐을 표면에 넣어 축구공의 반발력을 최대한 끌어올렸으며, 2006년 독일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는 6각형과 5각형 32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공을 14개의 조각으로 줄이면서 더욱 완벽한 원형을 구현했습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는 보다 적은 6개의 패널로 완벽에 가까운 구 형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18'은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때 사용된 최초의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를 모티브로 클래식하게 디자인하였는데, 이는 공인구 최초로 NFC(근거리 무선통신) 칩이 탑재되어서 NFC 리더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으로 '텔스타18'을 가볍게 두드리면 공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페이지에 연결되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용된 공인구 '알 릴라'는 형태와 질감의 안정성과 정밀도를 위해 특수한 돌기가 들어간 20개의 폴리우레탄 조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FIFA는 경기를 치르는 두 팀이 같은 색깔의 유니폼을 입지 못하도록 규정하였는데 이는 색깔이 같으면 관중은 물론 심판도 팀을 쉽게 구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팀은 홈 유니폼(주 유니폼)과 원정 유니폼(보조 유니폼)을 함께 준비하며, 골키퍼는 각각의 유니폼과 구별되는 다른 색상의 유니폼을 입어야 합니다. 만약 유니폼 색깔이 같은 두 팀이 맞붙을 경우 대진표에 따라 홈팀과 원정팀을 나누게 되는데, 대진표의 왼편이 홈팀, 오른 편이 원정팀이 되며 홈팀이 유니폼의 우선권을 가지게 됩니다.
월드컵 본선에는 각 대륙별 예선을 치러 통과한 총 32개국이 진출하게 되며, 이는 8개 조로 나뉘어 각 조의 1, 2위 팀이 16강에 진출하게 되는데 이를 '조별리그'라고 합니다. 조별리그 순위는 승점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겼을 경우 3점, 무승부는 1점, 패했을 경우는 0점입니다. 승점이 같을 때는 골 득실차, 다득점, 승자승 순으로 순위가 매겨집니다. 골 득실차는 넣은 골과 내준 골의 차이를 말하며, 다득점은 더 많은 골을 넣은 것, 승자승은 골 득실차 및 다득점이 같은 양 팀 간 조별리그 맞대결 승패에 따라 진출팀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16강전부터는 토너먼트 방식이며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통해 끝까지 승부를 가리게 됩니다.